미중 무역전쟁 심화... 희토류가 세계 기술패권의 무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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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희토류란 무엇인가요?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s)는 주기율표에서 원자번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타넘족(Lanthanides)에 속하는 15개 원소와 스칸듐(Sc), 이트륨(Y)을 포함한 총 17가지 원소를 말합니다. 이름은 ‘희귀하다’는 뜻을 담고 있지만, 사실 지각에 존재하는 양 자체는 그렇게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순도 높은 형태로 분리·정제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는 점입니다.
희토류는 전자기기,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풍력발전기, 반도체, 항공기, 레이저 장비, 나노 기술, 심지어 군사용 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됩니다. 특히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 테르븀 등은 영구자석의 주요 성분으로, 전기차 모터나 풍력발전기 회전체 등 친환경 기술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즉, 희토류는 현대 산업의 비타민, 또는 기술 문명의 쌀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자원입니다.
2. 왜 중국이 희토류를 독점하고 있을까요?
중국이 세계 희토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배경에는 세 가지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풍부한 매장량
중국은 내몽골, 쓰촨성, 장시성, 푸젠성 등지에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매장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몽골의 바이윈어보 광산은 세계 최대의 희토류 매장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째, 일찍부터 시작된 전략적 투자
1980년대부터 중국은 희토류 산업을 ‘전략 자원’으로 규정하고 국가 주도로 개발해 왔습니다. 당시 서방 국가들은 환경 규제와 채산성 문제로 희토류 산업에서 손을 떼는 경우가 많았고, 그 틈을 중국이 노렸습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저가공세와 대규모 생산으로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습니다.
셋째, 세계 유일의 정제·가공 기반
단순히 채굴만이 아니라, 정제와 분리 기술에서도 중국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희토류는 여러 원소가 혼합되어 채굴되기 때문에 고도의 화학 공정을 거쳐야 쓸 수 있는데, 중국은 그 정제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육성했고 지금도 세계 시장의 약 90%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결국 오늘날 희토류 시장은 '중국이 원료부터 가공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3. 미중 무역갈등에서 왜 희토류가 중요한가요?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제 갈등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기술 패권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희토류는 가장 강력한 ‘경제 무기’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중국은 미국이 다시 대중 관세를 확대하자 그에 대한 보복 조치로 희토류 금속의 수출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전기차, 드론, 우주항공, 국방산업 등 여러 분야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입니다.
미국도 희토류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의 마운틴패스 광산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제와 가공 기술은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로 사용 가능한 고순도 희토류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과거 2010년 일본과의 영토 분쟁 당시,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며 경제적 압박 수단으로서의 효용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 대해 유사한 방식의 압박이 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희토류는 경제 전쟁의 ‘탄약’이자 ‘실탄’**인 셈입니다.
4. 희토류 수출 중단이 가져올 글로벌 변화
이번 중국의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산업 공급망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각국이 '탈중국 희토류' 전략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주요 변화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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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가격 폭등
중국의 수출 제한은 곧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며, 관련 산업의 생산 비용을 높일 것입니다. -
공급망 재편
미국, 유럽, 일본 등은 호주, 캐나다,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협력하여 수입처 다변화에 나설 것입니다. 희토류 재활용 기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
비슷한 원소 또는 대체 소재 개발 가속화
네오디뮴 자석을 대체할 수 있는 페라이트 자석이나 새로운 소재 개발이 급물살을 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는 성능 저하나 비용 증가의 문제가 있어 단기적 해결책은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
국가 차원의 비축 전략 확대
일본은 이미 1년치 희토류를 전략 비축 중이며, 미국과 EU도 국가 비축 확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5. 한국은 괜찮을까?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희토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특히 2차전지, 반도체, 전기차 등 수출 주력 산업에서 희토류는
필수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희토류의 80~9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중국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은 몇 개월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 생산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 제한이 장기화된다면, 부품 수급 지연이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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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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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베트남, 캐나다 등 희토류 매장국과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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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공급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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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기술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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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폐전자기기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기술 개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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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략 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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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비축처럼 희토류도 일정 물량 이상을 전략 자원으로 확보할 필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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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대체 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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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국산화 및 대체 원소에 대한 기초 과학 연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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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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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의 자원 안보 문제를 WTO, 다자기구 등 국제 사회와 연계하여 중국의 무기화 시도를 견제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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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은 단순한 무역 제재 그 이상입니다. 이는 기술과 자원을 둘러싼 패권 다툼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공급망을 ‘무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간에 있는 한국은 더욱 철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희토류는 오늘날 가장 전략적인 자원입니다. 이 자원이 끊기면 전기차도, 반도체도, 드론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쟁 없이도, 무역전만으로도 세계 산업은 마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은 공급망 재편과 자원 안보 전략을 단순히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 생존 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할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 전환점을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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